한국IBM이 AI 퍼스트 엔터프라이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양자 컴퓨팅을 3대 축으로 한 기업 AI 전환 전략을 발표했다. 기업 AI 경쟁의 초점이 어떤 모델을 쓰느냐에서 AI를 전사적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진단이 핵심이다. 한국IBM은 2026년 9월 1일 서울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연례 AI 행사 ‘IBM AI 서밋 코리아 2026’을 열고 이 같은 전략을 공개했다. 행사는 기조연설과 패널 토론, Data & AI·Automation·Hybrid Cloud·산업별 비즈니스 트랙 세션, 전시 부스 운영으로 구성됐다.

AI 도입에서 운영으로, 무게중심 이동
이수정 한국IBM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AI 전구는 이미 켜졌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AI를 기업의 조립 라인에 연결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AI 활용이 개인 생산성 도구 단계를 넘어 기업 데이터·시스템·업무 프로세스에 직접 연결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입하면서, 운영 체계 설계가 AI 전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수정 사장은 이어 “AI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은 더 뛰어난 모델을 가진 기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닐 순다레산 IBM 오토메이션 & AI 총괄 사장도 같은 맥락의 진단을 내놨다. 그는 “AI는 더 이상 생산성을 높이는 보조 도구가 아니라 기업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운영 모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성공적인 기업은 AI를 얼마나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AI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고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느냐에 의해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대 축: AI 퍼스트 엔터프라이즈·하이브리드 클라우드·양자 컴퓨팅
한국IBM은 이번 행사에서 AI 퍼스트 엔터프라이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양자 컴퓨팅을 기업 AI 전환의 3대 축으로 제시했다. 이지은 한국IBM CTO는 레드햇 오픈시프트, 하시코프, IBM 밥(Bob), IBM 콘서트(IBM Concert), 왓슨x 등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자동화 전략을 소개했다. 백한희 IBM 퀀텀 알고리즘 센터 디렉터는 양자 컴퓨팅이 기존 컴퓨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퀀텀 센트릭 슈퍼컴퓨팅을 통해 반도체·배터리·바이오·금융 등 산업 적용 준비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의 배경에는 AI의 잠재력과 기업이 실제 체감하는 성과 사이의 간극이 있다. IBM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94%가 2030년까지 AI를 전사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며, AI는 2030년까지 생산성을 42% 이상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대상 기업의 70%는 이 같은 생산성 향상 효과를 신규 혁신과 성장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경영진의 80%가 AI가 미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AI 가치 창출 경로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기업은 20% 수준에 그쳤다. IBM은 이 같은 간극의 원인이 기술이 아니라 운영에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 AX 사례와 IBM 자체 성과
행사에서는 KB증권, SK텔레콤, 삼성생명 등 국내 기업의 AI 전환(AX) 사례가 함께 공유됐다. 실제 업무 환경에서 AI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로, 각 기업 관계자들이 트랙별 세션을 통해 경험을 전했다. IBM은 자사 사례도 함께 제시했는데, AI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전사적으로 활용해 45억 달러 규모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데이터 접근과 업무 수행, 거버넌스를 아우르는 운영 체계를 갖춰야 하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에이전틱 AI가 기업 시스템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신뢰성과 확장 가능성을 갖춘 운영 방식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가 앞으로 기업 간 AI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