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머스 기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가 AI 검색 플랫폼에 상품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즈포스는 소비자의 상품 탐색 방식이 검색엔진 중심에서 AI 어시스턴트와의 대화형 탐색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글로벌 커머스 트렌드 보고서(State of Commerce)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20개국을 포함한 조사에서 커머스 전문가와 소비자 응답, 대규모 쇼핑 행동 데이터를 종합해 AI 시대 상품 탐색과 기업 대응 현황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이제 “15만원 이하의 방수 등산화를 찾아줘”처럼 구체적인 조건을 AI에 직접 묻는 방식으로 쇼핑을 시작하고 있다. 쇼핑 여정의 첫 단계에서 AI 어시스턴트를 활용하는 비율은 전년 대비 200% 늘었고, AI 채팅을 통한 글로벌 커머스 사이트 트래픽 증가폭은 전년 동기 대비 150~428%에 달했다. 반면 2025년 8월부터 2026년 5월 사이 기존 검색엔진을 통해 상품을 탐색하는 소비자 비율은 15% 줄었고,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채널 이용률도 7% 감소했다. 그 자리를 AI 어시스턴트와 소셜미디어 AI, 배달 앱 등 새로운 채널이 채우며 이용률이 38% 늘었다.

기업 대응은 시작됐지만 절반에 못 미쳐
탐색 방식 변화에 맞춰 기업들의 대응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기업의 48%가 AI 검색 플랫폼에 상품 데이터 피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46%는 외부 플랫폼·채널에서 상품과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 대화형·질문형 검색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최적화한 기업은 44%, 상품 콘텐츠의 정확성과 품질을 개선한 기업은 39%로 집계됐다.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는 “AI가 상품 탐색과 구매 의사결정의 출발점이 되면서 소비자와의 첫 접점을 선점하는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국내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AI 검색 플랫폼 대응에 나선 것은 이러한 변화를 생존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데이터 통합
문제는 AI 대응 이후다.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지 못한 기업 중 45%는 중복되거나 불일치하는 고객 정보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고, 41%는 마케팅·커머스 투자 성과를 측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40%는 고객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여러 채널을 운영하는 기업 중에서는 채널별 가격·프로모션이 어긋나는 경우가 43%, 채널마다 고객을 동일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40%, 실시간 재고가 동기화되지 않는 경우가 39%로 나타나 AI 추천이 정확하더라도 실제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박 대표는 “결국 승부는 데이터에서 갈린다”며 “흩어진 고객·상품·재고 정보를 연결해 AI가 만드는 새로운 쇼핑 경로에서도 기업이 고객과 일관되게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개별 AI 기능 도입보다 커머스 전반의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작업이 다음 단계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2026년 연말 쇼핑 시즌 무렵에는 이커머스 사이트 세 곳 중 한 곳꼴로 브랜드 전용 쇼핑 에이전트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