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기업 루닛이 477억원 규모의 신규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2024년 5월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인수 당시 발행한 기존 CB의 상환 부담을 줄이는 대환 성격이다. 루닛(대표 서범석)은 이 내용을 11월 4일 공시했다.
신규 CB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4%다. 기존 CB는 표면이자율 1%, 만기보장수익률 연 8%였다. 정기 이자 부담이 없어지고 만기 수익률은 절반으로 낮아졌다.

조달 자금은 대부분 채무상환에
조달 자금 중 약 388억원은 채무상환에 배정됐다. 약 89억원은 연구개발 관련 운영자금으로 쓴다.
루닛 관계자는 “이번 CB 발행은 기존 고금리 인수금융을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대환해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는 글로벌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으로, 현재 사명은 루닛 인터내셔널이며 루닛 자회사다.
기존 CB 1715억원 중 1395억원 상환·매입
루닛은 볼파라 인수 당시 기존 CB를 총 1715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현재까지 상환하거나 직접 매입한 원금은 1395억원으로, 전체 발행 원금의 약 81%다. 남은 원금은 약 320억원이다.
이 가운데 920억원은 투자자의 조기상환 청구에 따라 상환했고, 475억원은 회사가 직접 매입했다. 조기상환 청구에 대응하면서 상당한 자금이 필요해졌다.
루닛은 올해 1월 211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자금 중 CB 상환 및 매입에 당초 배정한 금액은 985억원이었다. 이자 등을 포함해 실제 투입된 금액은 1645억원으로, 당초 배정 금액보다 660억원이 더 들었다.
인수 이후 실적, 손실은 이어져
볼파라가 보유한 글로벌 고객 기반에 루닛의 AI 기술을 결합하면서 사업 외형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암 진단 사업부문 매출은 인수 이전인 2023년 183억원에서 2025년 728억원으로 약 4배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EBITDA(상각전영업이익)로 보면 2024년 상반기 손실이 276억원이었다. 2026년 상반기에는 손실이 146억원으로 약 47% 감소했다. 다만 여전히 손실 상태다.
신규 CB도 수익률이 낮아졌을 뿐 상환 부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주식 전환과 조기상환 청구 여부에 따라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흑자 전환 여부가 향후 과제이며, 잠재적 주식 희석과 상환 조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루닛 관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사업 성장세와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규 CB의 조달 자금 중 약 388억원이 채무상환에, 약 89억원이 연구개발 관련 운영자금에 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