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물차가 밤새 세워둘 곳을 찾지 못해 불법주차를 반복하는 문제를 해결한 스타트업이 창업 2년 반 만에 전국 65곳 규모로 확장하며 흑자를 달성했다. 상용차 전용 주차장 서비스 ‘트럭헬퍼’를 운영하는 빅모빌리티 서대규 대표는 창업 전 12일간 12대의 화물차에 동승해 현장을 직접 조사한 뒤 사업을 구체화했다. 길이 12m, 높이 3.5m에 달하는 대형 화물차는 도심 어디에도 세울 곳이 없었고, 이 구조적 공백이 밤샘 불법주차로 이어지고 있었다는 것이 서 대표가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의 핵심이다.
타이어 기업 14년 경력, 화물차 동승으로 사업을 확정하다
서대규 대표는 타이어 기업에서 14년간 근무하며 신사업기획팀장을 지냈다. 이후 약 4개월 동안 상용차 관련 산업과 기업을 조사했고, 그 결과 상용차 450만 대와 종사자 450만 명에 이르는 시장이 존재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조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화물연대처럼 레미콘·카캐리어·트레일러 등 특수 산업군을 중심으로 한 조직은 있었지만, 정작 차주 개개인이 겪는 주차 문제를 해결해줄 창구는 없었던 것이다.

서 대표는 이 시기의 변화를 이렇게 회고했다.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출근길에 문득 거울을 봤는데, 녹색이었던 서대규는 없고 타이어색 사람이 서 있더라고요.” 회사 색에 물들어 본래의 자기 색을 잃었다는 자각이었다. 시장조사에 그치지 않고 직접 12일간 화물차에 동승하며 차주들의 하루를 따라간 것은 이 문제의식을 확인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휴 부지 확보에서 부가서비스 결합까지
빅모빌리티는 도심의 유휴 부지를 발굴하고 개발해 상용차 주차장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트럭헬퍼를 운영했다. 오프라인 부지를 하나씩 확보해야 하는 이 방식은 상대적으로 무겁고 느리지만, 그만큼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됐다. 위치와 가격, 차량 규격에 맞춘 공간을 실제로 공급한 결과 서비스 재이용률은 약 95%에 달했다.
이후 빅모빌리티는 주차장을 기반으로 세차·정비·타이어·요소수 등 부가서비스를 결합한 ‘커머셜 모빌리티 스테이션’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단순 주차공간 임대에서 상용차 운행에 필요한 서비스를 한곳에서 해결하는 구조로 넘어간 것이다. 이 같은 성장으로 빅모빌리티 팀은 ‘2026 혁신의숲 어워즈’에서 1위를 달성했다.

빅모빌리티는 향후 3년 안에 전국 300개소, 연 매출 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회문제 해결형 창업에 대해 “시장이 작다”, “좋은 일이지만 돈은 안 된다”는 부정적 시선이 있었지만, 서 대표는 성과로 이를 증명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런 여정을 겪는 이들에게 “주변을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보다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빛으로 채우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빅모빌리티의 사례는 대형 상용차 주차 문제가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시장이었음을 보여준다. 450만 대 규모의 상용차와 그만큼의 종사자가 존재했음에도 이들을 위한 인프라 서비스가 부재했다는 점에서, 트럭헬퍼의 성장은 유사한 사각지대를 다루는 모빌리티 업계 전반에 참고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